어머니와 검정비닐
어머니와 검정비닐
어머니가 싸주신 검정비닐속을 들여다보면 적막속에서
통증을 쥐어짜는 신음소리와 이를 잘라내는 도마소리가 들리고
종일 소금기를 모은 잎사귀며 뿌리들이
바닥의 바닥까지 가라앉은 비닐장판을 끌어 안고 있었다
마당 한쪽에 서로 껴안고 있던 오후의 푸른 텃밭이
어머니의 손에 끌려와 송두리째 검정비닐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가슴 한쪽을 쟁기질하여 흘린 땀방울이 씨앗이 된 푸른 텃밭은
아마도 파상풍처럼 번진 어머니의 통증이었을 것이다
어머니를 떠나 스스로 길을 잃고 싶었던 나는 통증을 갉아먹고
자란 텃밭의 땅강아지처럼 한번도 어머니를 떠나 산 적이 없었다
따뜻한 밥 같은 어머니는 자신을 퍼 담은 검정비닐을
서둘러 차에 실어 보내면서 이마져도 아쉬웠던지
기름값이나 하라며 차창안으로 꼭꼭 말은 검정비닐을 던져주시었다
어린아이 처럼 입을 떡 벌린 검정비닐이 안쓰러웠던 탓인지
어느 하나도 외면하지 않고 그 속에 사랑을 채워주시었지만
정작 위궤양을 앓는 어머니의 솥은 달그락 달그락 비어가고 있었다
껍데기만 남은 어머니는 무엇을 담으려다 잊으셨는지
한쪽손에 검정비닐을 든체 나뭇잎 같은 손을 흔들고 계시었고
길가의 나무잎이 자꾸 흐려 보이는 것이 나는 다시 길을 잃고 있었다
어머니가 싸주신 검정비닐속을 들여다보면 적막속에서
통증을 쥐어짜는 신음소리와 이를 잘라내는 도마소리가 들리고
종일 소금기를 모은 잎사귀며 뿌리들이
바닥의 바닥까지 가라앉은 비닐장판을 끌어 안고 있었다
마당 한쪽에 서로 껴안고 있던 오후의 푸른 텃밭이
어머니의 손에 끌려와 송두리째 검정비닐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가슴 한쪽을 쟁기질하여 흘린 땀방울이 씨앗이 된 푸른 텃밭은
아마도 파상풍처럼 번진 어머니의 통증이었을 것이다
어머니를 떠나 스스로 길을 잃고 싶었던 나는 통증을 갉아먹고
자란 텃밭의 땅강아지처럼 한번도 어머니를 떠나 산 적이 없었다
따뜻한 밥 같은 어머니는 자신을 퍼 담은 검정비닐을
서둘러 차에 실어 보내면서 이마져도 아쉬웠던지
기름값이나 하라며 차창안으로 꼭꼭 말은 검정비닐을 던져주시었다
어린아이 처럼 입을 떡 벌린 검정비닐이 안쓰러웠던 탓인지
어느 하나도 외면하지 않고 그 속에 사랑을 채워주시었지만
정작 위궤양을 앓는 어머니의 솥은 달그락 달그락 비어가고 있었다
껍데기만 남은 어머니는 무엇을 담으려다 잊으셨는지
한쪽손에 검정비닐을 든체 나뭇잎 같은 손을 흔들고 계시었고
길가의 나무잎이 자꾸 흐려 보이는 것이 나는 다시 길을 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