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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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그리움

바다낚시 0 2599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그리움



누님에게 전화벨이 울렸다
새벽부터 담당 의사 말씀이 어머님에 마음의 준비를 하라 했는데..
위급한 적이 있을 때 가족이 모이면 괜찮아지니 또 그러려니 연락 안 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숨을 약하게 쉬신다며 위독하시니 요양병원으로 빨리 오란다
"형님 빨리 내려갑시다" 일도 팽개치고 시골로 내려가는데
기분이 싸한 느낌에 누님에게 엄마 얼굴을 보고 싶으니 폰으로 전송하라고 했다
아뿔싸!
앙상한 모습만 남기시고 방금 돌아가셨다고 영안실로 오라고 울면서 받는다
막내에게 사진을 보냈다고 하니 고개를 끄덕이고서야 눈을 감으셨다고..
갑자기 복받치는 설움에 이를 악물며 소리 내어 울었다
내 어머니는 태어난 날에 생일 상도 받지 못한 체 생일날에 고인이 되신 분이다
한평생 군인인 아버지는 잦은 보직 이동으로 일 년에 한 번 정도 가족들을 보러 오셨다
그런 남편의 살가운 사랑을 받지 못한 어머니는
자식들 메여있는 몸으로 공장을 다니면서 나이 터울 많은 삼 남매를 정성껏 키우셨다
그런 분의 핏줄이 모두 영글어서 그리움이 더욱 맺히셨을 건데
멀리 떠나시기 전 자신의 피붙이가 얼마나 보고 싶으셨을까..
가까이 모실 수 있는 자격조차 없는 난!
늙은 어미 가슴에 근심 걱정의 대못을 박아놓았다
하물며 임종마저 지켜보지 못한"불효막심한 놈"하고 자신을 자책한들
이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후회의 눈물만 턱밑에 달려 있을 뿐이다
다행히 누님께서
말 한마디 못하시고 수족 못쓰시는 어머니와 함께 수년간을 병원에서 보내셨다
자식 셋 중 공부 잘하고 착하고 속 썩인 적 없는 누님은
병상에서 어머니를 끝까지 모신 항시 변함없는 누이다
멀리서 노을에 눈물이 물들고 있을 때 누이가 다가와 내게 전한다
유달리 너를 기다렸단다 막내가 눈에 밟혀 눈을 감을 수 없다고
" 엄마 막내가 보고 싶어? 누나의 물음에 눈을 깜박이며 끄덕이시다 안식에 들었다고..
그 말에 숨이 멈추고 생살을 도려내듯 아프다

"엄마 나 바빠 이번에 시골 못 내려가"
자식들 보고 싶고 기다리는 심정을 알지 못한 체 내 평생 불효한 기억만 떠오른다

어머님!
​사랑하는 내 어머니..
살아생전 키워주셔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했는데..
한동안
그 모습 그립고 죄스러워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하얀 그리움 -

세월 가는 게 아니라 하더니
어느새 낙엽 지고 있었고
이녁의 그리움 백발이 되어있었다
동구 밖 널린 노을이
힘없는 가슴을 시려온다
나뒹구는 잎에도
나무가 있다는 걸 왜 몰랐을까
눈길조차 주는 이 없는 무정한 세월
이 슬픔 떠나간 뒤
낙엽이 지닌 외로움에 발길 다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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