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찜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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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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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찜예찬

진범 2 897
김치찜예찬




할머니 손수 기르시고
쪼그만 유치원생이 옆에서 바라보던 고향의 맛도 다 있지
고추장에 간장도 있어야 하지
먼 바다에서 온 백금도 들어가야지
백금 짊어지고 오느라 등 굽은 새우도 와서 몸을 지져야지
이미 한번 양념 발라 흙 속에 담가두었지
죽었다 깨어난 그 분의 기분이지,
반쯤 발효된 시큼한 향내마저 다 좋지
그냥 먹기 그러니 한번 쪄 봤지
김쉐프님 요리 보여준다고 끌로슈 덮어놓고
강불 중불 약불 요리요리 안 넘치게 조절도 해야지
손도 많이 간다 야
이게 ‘메인디시’지, 뭘 더 바라는가
저 프랑스에선 요리하는데 오래 걸릴수록 고급이라고
이 아궁이에 뒷산 민둥이 되도록 담그고 때는데
얼마나 내 입이 고급인가 허허 웃지
작고 좁은 원룸 가스 불 위에
한 냄비 가득 넣고 돼지 넣고 찌워내면
가난한 자취生에겐 이게 낙이라지
집 지키는 개 없고 게 아무도 없어도
합법적 밥도둑놈 모셔왔지




김영수
2 Comments
천리향 2015.01.15 14:54  
내 요리사 생활 20년 넘고. 타향, 외국생활 30년 넘어하지만 김치찜 참 맛있게 되었네.
고향 그리움과 추억을 친구 삼아 소주 한잔 하고싶네 그려.
진범 2015.01.15 15:17  
아, 감사합니다 ^^ 기회가 된다면 한번 대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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