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떨어지는 길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길위로
장대비가 쏫아지며
스멀스멀 코끝으로
스며드는 비내음이
빗속으로 첨벙첨벙
동그라미를 그리며
뛰어 들고싶네.
마치 어린시절
억수같이 쏫아지는
비줄기를 피하려
마을 어귀
파란지붕 정미소
처마끝에 매달려
발을 동동 구르며
빗방울이
숨 죽이길
기다리는 아이처럼
처마끝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손끝으로 느끼며
하늘이 슬퍼
나뭇 가지에
매달린 바람마져
위로하듯 살포시
내려앉아
바람이 속삭이듯
나무 가지위
빗 방울을 감싸안지
빗방울이
떨어지는 길위로
하나둘씩 부산하게
어디론가
떠나는 빠른
발 걸름들 위로
어린 시절
그리움을 뒤로 한채
감미로운 커피향을 타고
그리움으로 젖어든다
어느 덧 내나이
오십 문턱을 바라보며
까마득이 잃어버린
그리운 얼굴들이
어른 거리며
창문에 부딧히는
빗방울이
그리움으로
바람결에 스쳐 지나간다..
1월 재빛 하늘속에서 아리조나에서 박지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