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그늘
김영수
꿈에
네가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다
하소롬히 바라본다
나는 그 눈길마저 반가와 미소 띤 볼을 지으려했건만
막역함이 얼굴에 국국 누러붙는다
눈을 구부려 소소하게나마 웃어보았다
너는 그걸 다 안다는 얼굴로 비가 온다한다
노란 우산 아래에 맞잡은 손
다른 풍경은 모두 흑백이다
비오는 사월의 고백이었다
거꾸로 뒤집으면 그건 또 반이었다
절반을 돌려주는 게 내 사랑이었다
나의 오른쪽엔 네가 앉았다
밝았던 해는 없고 처량한 자리만 남았다
해가 지어도 또 그늘이 졌다
서늘지게 울어 한밤만 그득했다
잠자는 것을 안도삼는 나는
하루에도 누운다 뒤척인다 누운다 뒤척인다
그러면 네가 어느새 옆자리에 와 있다
그러면 까마귀도 울어 가고 개미도 뒷발을 들고 걷는다
네 얼굴도 소소하게 웃는 게 변함이 없다
나는 너로 자다 깼을 때 떠오르는 말을 옮겨적기가 힘들었다
쓸쓸하고 낮고 가난한 감정에
나의 혀는 짧고 건망해서
얼른 연필을 꺼내들지 않으면 적을 수가 없다
게다가 손은 어디두었는지 모르게 되었다
김영수
꿈에
네가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다
하소롬히 바라본다
나는 그 눈길마저 반가와 미소 띤 볼을 지으려했건만
막역함이 얼굴에 국국 누러붙는다
눈을 구부려 소소하게나마 웃어보았다
너는 그걸 다 안다는 얼굴로 비가 온다한다
노란 우산 아래에 맞잡은 손
다른 풍경은 모두 흑백이다
비오는 사월의 고백이었다
거꾸로 뒤집으면 그건 또 반이었다
절반을 돌려주는 게 내 사랑이었다
나의 오른쪽엔 네가 앉았다
밝았던 해는 없고 처량한 자리만 남았다
해가 지어도 또 그늘이 졌다
서늘지게 울어 한밤만 그득했다
잠자는 것을 안도삼는 나는
하루에도 누운다 뒤척인다 누운다 뒤척인다
그러면 네가 어느새 옆자리에 와 있다
그러면 까마귀도 울어 가고 개미도 뒷발을 들고 걷는다
네 얼굴도 소소하게 웃는 게 변함이 없다
나는 너로 자다 깼을 때 떠오르는 말을 옮겨적기가 힘들었다
쓸쓸하고 낮고 가난한 감정에
나의 혀는 짧고 건망해서
얼른 연필을 꺼내들지 않으면 적을 수가 없다
게다가 손은 어디두었는지 모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