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배는 영혼을 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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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배는 영혼을 싣고

김종석 0 883
빈 배는 영혼을 싣고



분주한 열차 정거장
떠나는 여름과 함께 떠나려 했는데
너의 비보를 듣고 발걸음 바꾸어
불 꺼진 너의 방 병원 영안 실처럼
서늘한 너의 방 자화상 앞에
얼굴 마주치려 했던 흔적 남았네
어둠 속에 갇힌 너의 꿈처럼

꿈속의 서늘한 너의 방 너는 그대로 앉아있고
에어컨 소리는 소리만큼 들리고
너의 배는 이미 너의 영혼 싫고 떠났는데
안개 자욱한 너의 집 근처 친구들
하나 둘씩 모여들고 삐걱거리는 소리 내며
떠났던 네 배는 얼마나 갈 수 있을까
고달픈 항해에 너무 지쳐 버렸나

꿈속으로 잠든 너의 모습
혼자서 왔다 혼자 살다 혼자 갔구나
할말 많은 너의 빈자리
비어있는 너의 언어 오늘밤 모두 메어주어야지
너를 보내는 친구들의 젖은 모습들
너의 빈 배는 어느 섬에 기대고 있을까
너를 보내고 나면 너의 모습 너의 언어는
살아 있어서 함께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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