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꽃 지게

홈 > 시 사랑 > 나도 시인
나도 시인


아직 등단하지 않았지만 시에 관심과 조예가 있는 분들의 자기 작품을 소개합니다.
등단시인은 시인약력에 본인 프로필을 등록하신 후 회원등급 조정을 요청하시면 <시인의 시>에 작품을 올릴 수 있습니다.

싸리꽃 지게

청춘 0 1057
싸리꽃 지게

 

류인채




  오월이면 아버지는 내 키보다 큰 싸리나무를 지고 산
에서 내려오셨다
  보랏빛 꽃들이 누워 산등성이 한쪽을 쓸며 언덕을 내
려왔다
  막 비질한 하늘로 꿩꿩 장끼가 날아올랐다
  무지갯빛 꿩의 깃털이 바작에 사뿐 내려앉았다 
  문득 청보라 빛 하늘이 열리고
  아버지의 등 뒤로 햇살이 부챗살처럼 퍼져나갔다

  아버지는 매일 하나님을 지고 오셨다


―『소리의 거처』(황금알 시인선95, 2014)에서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