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산책 길에서
마침 커피를 내렸는데
우편배달부-클로제씨-가 편지를 갖고 왔다
(조금 드시지요)
(아니, 괜찮습니다.
차를 마셨거든요 )
C 시의 친구, 동생이
근무 태만으로 영창을 갔다는
시시한 내용이었다
(그거 아십니까?)
클로제씨는 숨을 크게
구름마저 증발하는 8월
(에스메가 죽었답니다)
(아니, 그 친구는
아니, 아닙니다 )
후우후우 나무가 헥헥댄다
집 앞 떡갈나무 소리다
리넨 옷감이 기분 좋다
(그럼 이만 가봐야겠군요)
클로제씨는 자전거에 올라
바람이 등 밀어주는 북쪽으로 달린다
커피를 비우니 친구 생각이 나서
언덕에 올라 가 보면
에스메가 메신저 백을 품에 안고
자전거 위에 엎어져 숨이 끊어져 있다
(아아 그랬군요
사실은 )
못 전달한 편지만이
구름 따라 흘러
구름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