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란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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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란야로

월하묘 0 976
금성이 지면서
완연한 저녁이 무르익으면
올라갑니다 빛이 움츠라드는
콘크리트 아란야로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면
벌어지는 별들, 인공위성, 비행기 신호등
                (이 물체들의 아름다움은
                기원후 107년의 가야
                철제 갑옷들이 담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늘을 떠 받드는
진공의 아란야입니다
마치 만화경 들여다보듯
                (조금 더 눈을 붙여서)
                (아니, 이렇게죠)
제가 심혈을 기울였던
나무의자는 편안하고 단단합니다
                (예, 하이데거가 앉아 있었죠)
사실은 이런 사념들
모든것이 환각입니다 착시입니다
그래서 사상가들이 연기로
글을 쓰다말고 흩어져버렸던
슬픈 수행터이기도 합니다
더러운 지상에서 5리는 못 떨어져도
아란야는 그렇게 또 하나
꿈이 되어 녹아 콘크리트, 페인트 위에
방금 먹었던 아몬드 초콜릿처럼 입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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