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따라 올라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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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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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따라 올라가는 사람

월하묘 1 961
선생님, 저도,
선생님 가는 곳으로 가면
안 되겠습니까
저도 그 장막에 살면서
거기서 인간을 초월해 보면
안 되겠습니까

감정도 이성도 없이
세계와 하나 되어 썩어지면
안 되겠습니까
선생님의 아름다운 비단옷과 긴 칼을
정성들여 세탁하고 다리며 살아가면
안 되겠습니까

시계 수레바퀴 돌듯 돌아가며
모든 아름다움을 분절하며 살아가면
안 되겠습니까
저도 보라색 바위 위에 떠 앉아서
진한 황색으로 초록의 진리를 압도하면
안 되겠습니까

선생님, 저는, 갈 수 있습니까
선생님이라고 불러도 좋습니까
안 되겠습니까
저도 그 처소에 거하면서
이 세상을 등지면서 품어주면
안 되겠습니까

(역시 안 되겠지요)
(또 한 없이 슬퍼지는)
1 Comments
박덕용 2015.09.28 01:45  
요즘 월하묘님의 글을 잘 잃습니다
옵티미즘의 사물을 형이상학적으로 표현하는것이 철학자 같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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