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역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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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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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역사와 미래

월하묘 0 864
직선은 나의 힘이고
사각형은 규칙 - 모두에게
정육면체는 나, 자아
그리고 벌거벗은 인간들의 영혼이다
이것을 이리 저리 쌓아두면
너무나 멋진 이성의 벽이 된다
그것은 따스하고 그리워서
기원전 이백공육년의 흙과
주후 일천구백구십년대의 시멘트
그 생각에 내 눈은 성층권으로 간다
오존은 형광색 비가 되고
나는 즐거이 그 위를 거닐다가
불행한 인간의 뒷꿈치만 밟는다
그때 미래는 겁먹게 되고
그 인간의 가면은 깨어진다
아, K2는 험하디 험한데
그 능선 역시 강하매
나의 근육과 발은 아직
다 낫지 않았다
나는 그래서 다시 읊조린다

직선은 나의 힘이고
사각형은 규율이자 법칙이다
정육면체는 내 노래, 내 시
그 때 인간들은 빛이 나고
영원히 아래로 뻗은 사다리를
새로운 노래와 춤으로 장식한다
나도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그 전에는 사다리가 끊어져서
모두가 영원한 어둠속에서
대답도 하지 못 하였는데
그러면 인간들은 꿈을 꾸면서도
물구나무를 서면서도 안전하겠구나
인간들은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차갑게 웃다 에이, 치워라
그러고보면 인간이란 무엇인가
유젼형질 따위, 혹은 그 모두
나는 꼴 사나워 다시 읊조린다

직선은 실패의 큰 길이요
사각형은 관측 가능한 우주의 끝
정육면체는 시공간의 한계이자 벽,
인간의 끝, 그리고
무한한 인간의 생명이자
그들이 이십만공공칠천공삽십년 전에는
꿈도 꾸지 못한 현실이 아니냐
나는 터키석 마감된 펜을 들고
넓고 넓은 검은 색지에 점을 찍었다
내 사랑하는 심장 다 도려내여

직선은 나의 힘이고
사각형은 규칙과 법칙
정육면체는 나, 자아, 그리고
인간들과 영원히 나눌 부정형의 세계
그리고 황폐해진 이상향일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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