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지 않은 저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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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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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지 않은 저녁에는

월하묘 0 971
빈티지 트럼펫 색깔의
바람에 떠밀려 안기는 너의 형의
그럴때 나는 괜시리 부끄러워 벤치 옆이다

너의 손을 잡을까 고민하다
대신 커피잔을 꽉 쥐다
그리고는 나는 아직 바보같아서
단지 너의 아이보리 색의 서늘한
스웨터 자락만 만지작거려

네 안경, 갈색 뿔테 너머로
가을이 나에게 튀어 들어와
내 허파를 차갑게 뒤집어 두들기면
나는 여름을 그렇게도 처절히 토해내며
너의 손만을 꼭 쥐었을게다

짧아진 해의 면상이
너의 얼굴에 주색빛 드리울때
기보연대의 하기 나팔은 깜깜하게도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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