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내 체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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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내 체질이 아니다

월하묘 0 781
나는 내가 싫어졌어
달콤한 칭찬들과 자아실현, 업적들
이제 죄다 느끼하고 질렸거든

내 친구는 피곤한 이 세상에서
목에 청테이프를 친친 감고 잠들었어
참 현명한 녀석이었지, 마지막까지
정말 친했는데, 따라가 볼까

누군가는 어떤 직업이, 또는
어떤 시스템이나 어떤 사회가
자기 체질이 아니라고 쓸쓸히 말하지

나는 그러면 상쾌한 기분이 들어
왜냐면 나는 인간이 체질이 아니거든
이제 나를 버릴테니 대답히줘
전능한 뇌세포만 남으면 된다고

세포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자, 이제 잘라버리자
필요없는 내 얼굴과 심장, 척추
이성만이 단백질의 바다에서 춤추구나

이제 깔끔해 졌으려나
웃음마저 가벼워 진 것 같아
이제야 조금 들어맞는 것 같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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