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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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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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만 되면

류경태 0 732
토요일 아침만 되면
아버지는 조심스레
소래*가자 날 깨웠다.
 
 
주일 아침만 되면
어머니는 조심스레
교회가자 날 깨웠지.
 
 
소래가 되었든
교회가 되었든
왜 그 때
같이 못 가 드렸을까
 
 
자는 척하는 아들의
나지막한 거절에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다시 그 때로 돌아가면
소래가서 아빠랑 비린내 맡고
오는 길에 바나나 우유도 사 먹고
담배냄새 코 막으며 앙탈도 부려야지
주일에는 엄마랑 교회 가서
저 앞자리서 얌전히 예배 드리다가
돌솥비빔밥 사달라고 떼도 써야지
 
 
그래서
나이 든 수화기 너머 아쉬움과 그리움
다 덜어내야지
 
 
나이 드니까
가슴 뭉클하게 죄송한 것만 생각나네요...
아빠...
엄마...
 
 
*소래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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