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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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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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아무것도 없다

월하묘 1 1101
가슴이 너무 먹먹해서
보름달 밝게 뜬 밤에
야트막한 고지에 몰래 올라가면
나는 정말 작다
목소리도 작은 나는 감히
달에 대고 소리치지도 못한다
그리운 이름들을 불러본다
개념, 인물, 물질 …
가슴에 무거운 느낌은 무게를 더해간다
별들이 보이는 건 착각이다
보름달이 이렇게 밝은데
아니, 하지만, 분명 착각이다

시원한 독으로도, 진한 푸른 향이 나는 연기로도
은하수가 튀는 탄산수로도, 속 시리게 찬 냉수로도
풀 수 없는 이 허파의 쥐를
날 선 면도칼로 찢으면서 뛰어다니는 꿈을 꾼다
나는 절단된 성대에 힘을 준다
그리고 숨을 크게, 시원하게 들이마신다
입이여 소리쳐라!
사랑을! 신뢰를! 용기를!
나 자신을! 진리를, 신을…
그러면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흙조차 나와 친구 하려하지 않아
나는 단지 부르기만 할 뿐이었다
평소에는 날 잘도 괴롭히던
졸음마저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나에겐 없다
1 Comments
박덕용 2016.07.27 22:21  
독백처럼 들리는 글이 제 가슴이 아파 옵니다.깊이 드러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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