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서

홈 > 시 사랑 > 나도 시인
나도 시인


아직 등단하지 않았지만 시에 관심과 조예가 있는 분들의 자기 작품을 소개합니다.
등단시인은 시인약력에 본인 프로필을 등록하신 후 회원등급 조정을 요청하시면 <시인의 시>에 작품을 올릴 수 있습니다.

거울 앞에서

월하묘 0 876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나는
자주 말하고 다녔었다
빈손의 허기짐은 나를
쓰러지지 못하게 땅을 쥐고
머리의 공허함은 세계의 기억을
깊은 송곳니로 뜯어 먹었다
그래도 나는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빈손과 공허한 머리는
실은 내가 아니었기에

하지만 거울을 보면 그것이
흉물스럽게 나 대신 서 있어,
이제 다 잘라내고 전능한
얼굴만, 얼굴만 남겨두자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