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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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

솔새김남식 0 1416
봄이 오는 길목 솔새김남식

죽음의 긴 터널을 벗어나
돌아온 계절은
어느덧 신록이 파릇해지고
아지랑이 피어있는 길목으로
꽃나비가 봄바람에
하늘거린다.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내게 와서
긴 겨울 함께한 시름
벗어 버린 듯
가벼워진 사람들의 옷차림으로
마음껏 부풀게 한다.

만산에 꽃물결 넘실대는
계절이 왔건만
작년 여름
태풍에 쓰러진 산등성이 노목들은
아직도 부러진 다리에서
진물이 나 온다

나뭇잎 떨어짐을 서글퍼 할 때는
세월을 잡아먹었지만
파란 잎 움트는 소리에는
시간을 요리해서
갈근탕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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