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 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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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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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 서리

솔새김남식 0 479

참외 서리    솔새김남식


해마다 여름이 오면
앞마을 시냇가 모래밭에 둘러앉아
모닥불 피워놓고 별을 헤며
꿈을 키웠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진다

삼삼오오 강가 모래밭에 나와
여자들 멱감는 모습을 훔쳐 보며
키끽거렸고
강 건너 아무게 영감님 참외밭을
쑥대밭으로 만들기 위해 서리하던 날

할아버지의 코고는 소리를 신호로
참외밭에 기어 들어가
닥치는 대로
덜익은 참외만 듬뿍 따다가
먹다 남은 참외는 모래밭에 던지고

장난치고는 너무했던
지금도 그 노인을 생각하면
미안하고 죄송해서 웃음을 못 참는다
어릴때 여름날의 추억을 만들어 준
고향은 참 많이 변했다

어쩌다 가 보면
낯선 얼굴들이 더 많이 보이고
별을 헤던 소년은 주름으로 여물어 가고
어제 같던 개구쟁이 시절
꿈속에서나 그리워 해 볼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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