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나는 바람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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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나는 바람을 마셨다

김재훈 0 482
어느날 나는 바람을 마셨다.

헤어진 이름 위에 놓여 있는
마른 꽃잎에서 피어나는 향기는
너무 오래까지 코를
감싸 안는다. 그 그리운 사연마저
삼켜버린 봄날의 바다속엔
수많은 촛불과 함께
춤을 추는 여인이 있다
그밤의 여인도 어느날의 나처럼
타오르는 바람의 눈물을 마신다.
짧아지는 시한부 초의
秒를 치는 순간
바람은 멈춰
선다. 모여드는 날개들
갑자기바빠지며
흐름을 잃은 박자를
굴린다. 맨발의바퀴로
다가서는 과거의 날들처럼
다시 내일은 오늘을 덮치리라

만남 속에 길이 있고
이별 밖에 뜻이 있다던
바람도 몰랐던 약속으로
배반을 위한 독백은
토해진다. 한폭의 풍경속에
태어난 바람처럼
살아야지
살아야지
다시 불지 못하도록
오늘도 나는 바람을 마신다
                        9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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