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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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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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김재훈 0 405
술래잡기

 이젠 우리도 숨기는 것이 있구나
한 살의 나이를 먹는 동안
두드리면 안 열릴게 없다는
빗나간 예언을 들으며
땅을 향해 떠난 많은 것들은
잠이 든다
잠자는 死者를 깨우지 않으려면
우리는 영원히 비겁해야 한다
기는 척 숨죽이며
되도록 하늘에서 멀어져야 한다
학교에서 받아 쥔 졸업장
사회에서 구겨 쥔 샐러리
땀 흘린 삶의 영수증들
이젠 우리도 숨기는 것이 있구나
꼭꼭 숨어라 흰 머리칼 보일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김씨가 아닐 거라는
그럴듯한 예감 때문에
한 방울의정액조차 삼키지 못했던
김씨 성의 처녀들은
구름 위의 조루에도 엑스터시를 느낀다.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려면
배고픈 척 挽歌를 부르며
맨 뒷줄에 서야만 한다
다리미 밑에 짜부러진 셔츠
날마다 새롭게 목을 죄는 타이
삶의 계단에서 나는 저 발자국 소리들
고개를 들어서는 안돼
                  95.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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