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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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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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날

김재훈 0 383
Meditation 하나의 날


가을을 건너는 그리운 가슴 안고
소리없이 별이 된 꽃무덤위로
살아서 죽어 가는 것들을 말하려고
젊은 화가는 꿈을 옮긴다.

그리움만 가득한 캔버스위로
글들의 껍데기를 옮겨다 심고
처음으로 별의 숨소리를 들었다
시인은 죽어 별이 되고
시만 살아 꽃이된 사연을
오래고 여윈 붓끝은 기억해낸다.

섣부른 컬러 거부해 온 과거의 풍경들이여
저 먼 곳의 餘白으로 도망하라.
그러면
모든 추억에 빨간 물감 번지며
고독은 부활을 약속하리니.

기다림으로 아득한 꿈속으로
밤꽃들이 품어내는 향기는 입혀진다.

가을을 견디는 가엾은 사랑 속이며
흔적없이 꽃이 된 별그림자위에
잊혀야 기억나는 것들을 그리려고
시인은 한 장의 敍情을 찢어 버린다.
                199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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