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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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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0 352
無題

고독이 나를 깨워 창가에 앉아
적막의 먼 끝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 끝을 시작으로 내 안경은 눈을
뜬다
내가 나를 쳐다보는 압축된 렌즈의 겹겹이
거짓 같은 진실의 메아리를 줍는다
無限의 낭떠러지로 뿌려지는 흠집난 과거의 파편들
굵다란 주름살
낡은 몸뚱아리
행복한 꿈을 오늘도 꾸지 못하는 밤
내게만 빛나지 않는 영광된 해가 나는 싫어
까만 아침으로 消燈한다
끽면을 괴롭히는 아침의 소리
그만그만한 물도 가르지 못하는 종이배처럼
허물어져 가라앉는 내 가슴엔 창문이 없다
바람 빠지는 소리 뱉어내며 또 하루를 산다
이것은 사는 것이 아니다
사는 재주가 달라도 쉼터는 없고
잃은 것은 진정 젊음인데도
내가 찾고 있는 것은 젊음이 아니었다
어쩌면 영원한 음지를 헤매 였는지 모를 일이다
차가운 눈시울
식은 머리
사소한 사연을 잠시도 품지 못하는 방
세상에 아첨하는 법을 나는 몰라
하얀 커튼으로 감추는 풍경 속으로
내일은 오늘을 과거로 덮는다
노을은 태양을 숨긴 채로 사라지는데
발씨 익은 빈 집을 향한 어둠
그 어둠을 끝으로 흐린 눈은 빛이 난다
--------------9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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