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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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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섭 0 294
길 /손계 차영섭



    오솔길은 오소리 발자국이 만든 길
            주로 낙엽들이 지나다닌다
    고속도로는 기계들이 만든 길
      사람은 아니 보이고 기계들만 웅성거린다



    하늘과 바다 길은 생멸(生滅)을 반복한다
      길도 살았다 죽었다 한다
    강물이나 시냇물은 물의 길이고
      바다는 하늘로 가는 터미널이다



    모든 길은 대나무 마디 같다
      가다 서다로 거듭나고 정류장을 운영한다
    길은 서로 손에 손 잡고
      다정하게 새로운 길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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