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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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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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 1

김재훈 0 375
너마저 보낸 날의 오후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세 자리 번호의 버스에 동전 세 개를 넣고
말없이 술래잡기하는 어둠과 빛속에
내리는 여인의 뒷모습을 보았다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발걸음을 옮기며
그녀는 서두른다
어디선가 우는 아이의 입을 보앗다
떼를 써서 얻어낸 고무꼭지
세련된 놀림으로 빨아대는 액체
달기만 해야하는 인연들인데
왜였을까
숙명은 의문마저도 마침표를 찍는다

밤을 맞는 하늘을 보았다
가장 높은 곳으로 옮긴 별을 따라가며
문득 사랑을 깨닫는 단계임을 느낀다
정작 별을 잃은 것은 하늘이 아니었다
가슴 속에 웃는 형상하며 즐거운 춤을 추던 자리는
이제 빈 좌석이 되었다
빨리 예쁜 엉덩이가 앉기를
문득 오른쪽 겨드랑이에 한기를 느낀다
그래
내나이 스물다섯
모든 사소함에도 고개를 끄덕이는
새롭고도 오래된 타성에 사랑은 젖는다
                      95.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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