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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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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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 2

김재훈 0 291
정류장 2

 

이유없이 멈춰 있는 버스가 없듯이

기다림의 사연마저 끝이 난 너를 보낸다

바퀴없는 인생이라 다시 돌아올 날이 언제일까

어차피 방향이 다른 삶이라면

빨리 달아나야 하지 않을까

---박수----

(박수로 긍정되는 현실은 언제나 싫었다)

화려함으로 출발해야 하는 아침의 가벼움이

어쩌면 견딜 수 없는 허전함으로 너무 무겁다

교복차림의 예비 숙녀들의 수다가 쏟아지는 동안

교과서의 모든 신화가 위선처럼 느껴진다

 

안개 속에 단잠이 든 관악산을 보았다

제일 깊은 곳으로부터 핀 꽃잎의 향기가 오래 남듯이

가장 오래된 친구의 어린 모습만을 기억해 냈다

그의 눈동자에 각인된 나의 내면

돌아갈 수 없는 과거는 언제나 아련하기만 한가

헤어짐의 기억마저도 백지로 변한

오늘은 네가 없다

그도 없다

사람들은 흩어지고

차들은 녹색 신호만을 기다렸다

199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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