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 3

홈 > 시 사랑 > 나도 시인
나도 시인


아직 등단하지 않았지만 시에 관심과 조예가 있는 분들의 자기 작품을 소개합니다.
등단시인은 시인약력에 본인 프로필을 등록하신 후 회원등급 조정을 요청하시면 <시인의 시>에 작품을 올릴 수 있습니다.

정류장 3

김재훈 0 342
정류장 3.
 
머릿수만을 채우고 떠나는 버스의 뒤통수에 대고 잘가라는 손인사를 던진다
도시로 떠난 많은 것들 중에 벽을 부수고 유리창을 매단 이는 얼마나 될까
정육점 처럼 걸려 있는 화양리의 여인들에 놀라 도망나오던 밤하늘엔 별이 없었다
용궁에 들어간 순진한 토끼처럼 빠져나오던 사람들은 반 잔의 술도 마시지 못하리라
꽝꽝거리는 복권의 숨은 그림에 속듯 도시의 포로가 되어버린 저들
감히 내게 인생을 가르치려 들지 말라는 듯이 외면하고 있는 저들
이기적인 뇌세포들은 부끄러워할 논리를 알지 못한다
사랑을 알기 전에 그림자부터 배우고 달아난 서울
다리 위에서 헤엄치는 전철은 한강의 전설을 믿지 못한다
도시를 떤난 많은 것들 중에 금이 간 유리조각이라도 줍는 이는 얼마나 될까
1995. 2. 26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