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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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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0 362
女人
          90.  2.  20(행복으로 출범)





여기 슬픈 이름을 안고 흐느끼다
그 흔한 약속조차 못 남긴
가련한 여인이 울고 있습니다
자신의 울타리 안에 머물다 가버린
한 사내의 부름도 듣질 못하고
그 녀는 무심코 서울을 떠나는 밤기차를 탑니다
깊은 밤을 뚫으며 달리는 새벽 기차의 기적처럼
깜짝 나를 돌래키며
오래 오래 남는 긴 여운만을 몰고
그 녀는 또 그렇게 사라집니다
겨울이 오고 가을 이 떨어진 후
그 녀는 슬픔 많은 겨울 내내
혼자 가슴앓이를 앓다 그냥 쓰러 집니다
그 여자를 기다리게 한 사랑을 마지막으로 불러보면서

타오르는 봄날
그리움과 외로움에서 도망한
그녀는 뭇남성에게 몸을 맡긴다
낮에는 여러 남성들과 미소를 나누고
밤이면 허탈함에 눈물이 말라
그 긴긴 여름밤
문득  여인은 혼자라는 걸 흐느낀다
여인은 길도도 오랠 가시밭길을 헤치면서도
사랑으로 인한 비어있음으로
무언가를 향한 눈물 한 방울 마저 의심하기 시작한다
결국 그녀는 기다리던 사랑 오리다하며
모든 허영 다 버리기를 주저 하지 않다가
어느새 종착역에 다다름을 알 수 있었다
보잘 것 없는 자존심 버리지 못한채
그 녀는 눈부시게 환한 색동저고리 차려입고
생전의 마지막 화장을 서두룬다
새롭게 다가오는 운명 피하기를 마다하며
끝내 그 여인은
열차를 뛰쳐 나왔습니다

그 후로 오랫동안
그 여인은 기억되질 못했습니다
겨울이 녹고 한 여름이 지나갈 무렵
하이얀 백사장 저 편에
한 사내의 품안에서
그 여인은 그제야 눈물을 삼킬 수 있었습니다

여기 아픈 사랑 혼자 차지하다
그 흔한 섹스조차 못하고
가버린 여인이 웃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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