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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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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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색

차영섭 0 303
가을 사색 /손계 차영섭




떨어집니다. 한 닢 두 닢.......하염없이.....

떨어지는 것은 일차 하늘의 소명을 다하고

새로운 명령을 준비합니다




가랑잎처럼 떨며 버티다가

끝내 잡았던 손을 놓고 떨어져 뒹굽니다

어디선가 소슬바람이 빗자루를 들고 쓸어냅니다




불에 탄 재는 묻히고 봄날의 새싹을 환생하며

빈 나뭇가지들은 떠나가는 행렬을 무심히 바라봅니다

가을은 끝이 아니라 봄을 위한 시작입니다




긴 겨울을 인고하며 고독과 고통을 씹으며

생의 단맛을 뽑아내야 합니다

가을은 쓸쓸함을 넘어서 허무로부터 부활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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