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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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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파머 0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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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 고구마는 더디게 자라는데 
심지도 않은 풀은 왜 그리도 잘 자라느냐
한고랑 김을 매고 수천의 풀을 죽인듯하다
슬프지도 않은 이상한 학살 속에서
인간은 왜 생명을 먹고
그걸 먹으려고 수많은 생명을 죽여야 하는가
기도해 보았다
하얀 뿌리가 민망하다
흐릿한 풀냄새가 비리다
풀에도 영혼이 있다면
한 끼의 식사에도 하늘만큼 원한이 담겨있고
한 톨의 쌀을 버리는 자는 
불지옥에 떨어지리라
온종일 김을 매는 날에는
잠드는 것도 노동이다 
겨우 잠 들었으나 
농부는 벌을 받아 
꿈에서도 김을 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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