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뉴월의 보리 서리
오뉴월의 보리 서리 / 차영섭
오뉴월은 우리에게 한 많은 설움이었다
허기져 보릿고개가 얼마나 넘기 힘들었던지
이제 보리밭 풍경도 종달새 울음소리도 볼 수 없다
긴 겨울의 강을 건너서 봄 들녘에 선 보리들
지금쯤 파란 옷을 벗고 누런 옷으로 갈아입고 있겠지
그때 친구들과 작은 성냥갑을 지니고 휘파람을 불며
마른 나뭇가지며 풀을 모아 불 지피고
보리를 꺾어 구우면 모락모락 연기 기둥이 솟는다
우리는 빙 둘러 앉아 눈물을 흘리며 보리 서리를 한다
불에 탄 보리를 주워서 두 손바닥으로 비비면
손바닥이 뜨거워 후후 불며 껍질을 벗기고
익은 보리를 한 입에 넣어 먹으면 그 맛이 끝내주었다
입과 얼굴은 까맣고 손바닥은 익어서 누렇고
뉘엿뉘엿 해가 서산을 넘어가면 어둠을 따라 집으로 왔으니,
서로를 보고 서로를 웃던 그 추억이 바로 어제 일 같다.
오뉴월은 우리에게 한 많은 설움이었다
허기져 보릿고개가 얼마나 넘기 힘들었던지
이제 보리밭 풍경도 종달새 울음소리도 볼 수 없다
긴 겨울의 강을 건너서 봄 들녘에 선 보리들
지금쯤 파란 옷을 벗고 누런 옷으로 갈아입고 있겠지
그때 친구들과 작은 성냥갑을 지니고 휘파람을 불며
마른 나뭇가지며 풀을 모아 불 지피고
보리를 꺾어 구우면 모락모락 연기 기둥이 솟는다
우리는 빙 둘러 앉아 눈물을 흘리며 보리 서리를 한다
불에 탄 보리를 주워서 두 손바닥으로 비비면
손바닥이 뜨거워 후후 불며 껍질을 벗기고
익은 보리를 한 입에 넣어 먹으면 그 맛이 끝내주었다
입과 얼굴은 까맣고 손바닥은 익어서 누렇고
뉘엿뉘엿 해가 서산을 넘어가면 어둠을 따라 집으로 왔으니,
서로를 보고 서로를 웃던 그 추억이 바로 어제 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