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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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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현 0 230
비늘이 돋도록
파랗게 야위다가
오늘에야 돌아왔다

꺾인 소나무
밑둥치만큼 두껀
가슴을 열고
섬에서 보이는 온통 바다 같은
생채기만 담고서 돌아왔다

길 나설 땐 가벼이
기립한 흙 알갱이 밟으며
소담한 봄날이나 담아오려 했는데

낮에 든 술잔에
담기는 님 그림자만
길게 뉘이며 돌아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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