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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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손

차영섭 0 180
하늘의 손 /차영섭

        그렇잖아도 나는 하늘의 손을 쭈욱 보아 왔다
        꽃송이에서,넘노니는 새에서,빗방울에서도
        오늘은 구름에서 보았다
        싸리비로 쌓인 눈을 쓸듯한 저 하늘 마당에서,

        보라.
        뜨개질 하여 수 논 별
        봄 산수유로부터 겨울 매화까지의 찬란한 꽃
        봄 살구로부터 가을 사과까지의 時中 연작 과일을,
        하늘의 손은 햇덩이를 굴렁쇠 굴리듯 하면서
        높은 온도를 조정하고
        구름 바람으로 낮은 온도를 조절하면서
        잘잘이 썰은 빗방울로 생명을 보존한다.

        다시 생각해 보라.
        태극에서 조용히 내린 명령으로
        無에서 有 다시 有에서 無로 변함 없는 반복
        생성과 소멸은 이러하노니....
        봄이 오면 모두 왔다
        가을 되면 모두 가는
        추위를 슬기롭게 견뎌내고 봄이 오면 다시 오는
        밀물과 썰물 같은 저 무수한 변화
        어느 하나 서로 닮은 게 없으면서도
        꼭 닮은 것처럼 움직이는 저 기이한 현상을,

        달이 물 속에 들어앉아 있듯
        하늘의 손이 모든 씨앗 속에
        그리고 너와 나의 마음 속에 들어 앉아 있음을,
        떡을 만들듯 자동화 공장 같은
        하늘에서 땅 위에서 흙 속에서 그리고 물 속에서
        신기한 신기한 아! 신기한 저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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