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망/ 이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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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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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망/ 이국진

이국진 0 269
갈망/ 이국진

나는 말이야
하느님이 알라딘의 마술램프 속의 거인이길 바래
필요한 때
열심히 램프를 문지르듯 기도하면
쨘 하고 나타나
내가 원하는 바로 그것만 처리해주고
다시 램프 속으로 들어가는
그런 거인말이야

다른 땐
필요 없어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헤쳐나갈 수 있거든
엄마처럼 옆에서 잔소리하는 것은 듣기 싫어
내 삶의 영역은 이곳
하느님의 영역은 저곳이야

그런데
램프가 망가진 것 같아
예전에는 홍해도 갈랐다는데
예전에는 하늘에서 불도 내렸다는데
정작 필요한 이 순간에
왜 도대체
반응이 없을까?

블레셋 군대의 손에 끌려가는 언약궤
아무 힘도 쓰지 못하는 하느님
도대체 어디서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요단강을 가르고
여리고를 무너뜨렸던 언약궤가 왜 이 모양이 되었을까?
램프가 망가지면
누가 수리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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