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십시오 가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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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십시오 가을님

차영섭 0 203
어서 오십시오 가을님 / 손계 차영섭

  반갑습니다 가을님, 오랜만이군요
  올해도 어김없이 약속을 지키셨네요
  감나무엔 붉은 감을 가지 찢어지게 주시고,
  억새에게는 흰머리에 지혜를 듬뿍 얹혀주시며,
 
  작은 풀이든 큰 나무이든 얼굴에 화장을 하고
  멀고도 가까운 길로 긴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네요
  임이 오시니 여름 한철 세상을 노래하던 매미도,
  빗줄기 따라 보란 듯이 합창하던 맹꽁이들도 고요하네요

  임은 책을 한 권 쓰셨네요. 또 다른 글을 쓰시기 위해
  이 겨울 동안 많은 생각과 수행을 하며
  지나온 과거를 돌이켜 보고 돌아올 미래를 위하여
  저마다 자기 수신을 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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