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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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선서

차영섭 0 203
노인 선서 /손계 차영섭

  노년은 논문으로 치면 결론 부분이다
  연극으로 말하자면 마지막 장이고
  택배로 치면 주인에게 물품을 건네주는 순간이다
  여기까지 온 것을 축복으로 받아들인다

  억울하다 안 할 거야
  유년기를 봄 같이, 청년기를 여름처럼,
  중년기를 가을로 보내고 이젠 겨울의 초입,
  한 바퀴 완주 했으니까

  불안하다 안 할 거야
  나무 열매가 익어서 떨어지는 건 당연,
  의심하고 화내며 고집 부리지 않고
  우울 초조 없앨 거야

  외롭다고 안 할 거야
  혼자 와서 둘이 살다 혼자 산다 해도
  이건 자연의 순리인 걸,
  당연한 마음으로 당당하게 살을 거야

  젊음에 비하면 여기까지도 축복인 걸,
  앞으로 노년을 스스로 방어하고,
  나의 권리를 찾으며 떳떳하게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고 나의 영역을 지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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