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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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칼국수

정윤칠 0 2189
바지락 칼국수
1994년 6월
사강 정윤칠

여섯명이 둘러앉아 얼굴 마주보며 저마다 식은 땀을 뻘뻘 흘린다.

큰 그릇에 풍덩 빠진 칼국수 반 바지락이 절반

고명같은 젓가락에 뽀오얀 국물이 살포시 앉아 있다.

젓가락에 올라타고&nbsp;&nbsp;칼국수가 입으로 윈드 썰핑을 즐기고

혀끝은 진절이를 친다.

입벌린 바지락 건져 잇발로 떼어내어 입으로 먹으면

아! 맛있다

탄성이 절로 뇌를 졸도시킨다.

상위로 쌓여가는 패총을 더듬다

물결치는 고대인의 왕성한 식욕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으리

꿈과 함께 후루룩 뽀오얀 국물과 애호박이 씹히며

바지락 칼국수는 입탐에 씩씩 김처럼 빠져 나간다.

빈 바닷가 소식을 전하고 패총을 이루며 쌓여간다.

만 오천원의 바지락 칼국수

창자에서 출렁이는 바닷가 소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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