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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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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숙 0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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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미숙


“응, 나는 그런 거 잘 몰라. 나는 바본가 봐!”
마주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나 때문에 때가 묻을까 마음 쓰이고
얻을 게 없으면 차갑게 버리는 셈속에 상처받을까 걱정이 되지요.

아는 것도 아는 체 하지 않고 드러나지 않게 살고 싶은 사람
가진 게 조금 있고 아는 게 조금 있으면
그걸 보이지 못해 안달을 하는 속물이 많은 세상에
마음을 낮추고 거기에 물들려 하지 않는 보기 드문 사람을 만났지요.

이렇게 맑은 이가 있어 아직은 살만 한가 봅니다.
복을 지은 적도 없는데 덕을 쌓은 바도 없는데
오고가는 인연 속에서
그 어떤 보석보다도 아름다운 선물을 만났으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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