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버린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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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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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숙 0 304
가버린 뒤
            선미숙


그대가 피워준 꽃이기에
나만 바라보는 줄 알았다.

나한테 오듯이
그렇게 갈 수도 있다는 걸 몰랐다.

가고나니 보인다.
느슨했던 이 마음

잃고 나니 시리다.
뜨거웠던 내 심장

제 발로 걸어가니 붙잡은 들 소용없고
지천에 꽃이니 두 눈 가린들 무엇 하리

바람이 맺어준 짧은 인연
바람에 실어 날려 보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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