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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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얼굴

차영섭 0 289
가을의 얼굴 /차영섭

      겁 많은 가을은 은행잎처럼
      얼굴이 노랗게 질리고,
      수줍은 가을은 단풍잎처럼
      얼굴이 붉게 물든다

      별 느낌이 없는 가을은 갯버들처럼
      푸른 얼굴 그대로이고,
      때 늦어도 할 바를 다하려는 가을은
      서릿발 아래 국화꽃잎을 피운다

      밤송이처럼 철망으로 무장을 한
      가을이도 때가 되면 속을 내보이고,
      인색하게 떫은 땡감일지라도 때가 오면
      붉은 홍시로 스스로 묽어진다

      가을은 자신을 수양하기 위해
      몸을 간추려 단단히 준비하며,
      낙엽에다 유서를 써서 봄의 만남을
      기약하는 행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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