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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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본능

[회귀본능]

요즘 간혹 시골에 벌초를 하러 가면, 길도 없는 첩첩산중에 웬 무덤이 띄엄띄엄 있는지 찾기도 어렵지만, 가는 길이 너무 험해서 포기하고 싶어 질 때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요즘 대행업체에 맡기지만, 우리 조상들이 그럴싸한 선산을 갖춘 명문가는 아닌 것 같다.

나는 태어나자마자 부산으로 이사 와서 회동수원지 자락 구월산 마을에서 자랐는데, 그 당시에는 아이들이 놀데가 없으니 전부 산이나 들로 나가 놀았다. 봄가을이면 누구네 선산인지 모르지만, 볕이 잘 드는 넓은 무덤에서 미끄럼을 타며 놀았다.

어떤 지역 사람들은 비료포대로 놀았다는데, 우리는 얇은 합판에 양초를 칠하여 경사진 묘지 구릉을 타고 내려오며 놀았다. 양초를 칠한 합판은 얇을수록 부드럽게 잘 나가는데, 지금의 눈썰매보다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당시 아이들이 무덤 위를 밟고 다니며 썰매를 타고 놀아도 어른들이 크게 야단을 치지 않았던 것을 보면, 칙칙한 무덤 이미지보다는 아이들이 함께 놀아줌으로써 무덤이 밝아지고 저절로 벌초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엔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도 거의 찾지 않으니, 간혹 벌초를 해도 그때뿐, 조상 묘가 잡풀로 엉망이다. 남들은 선산이 개발지에 포함되어 재산다툼에 박 터지는 소리를 낼 때, 나는 그런 싸움 필요 없이 그냥 조상님들을 자연의 품으로 보내면 된다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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