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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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배

[헛배]

요즘은 음식이나 물자가 너무 풍족하다. 집에도 보통 냉장고가 김치냉장고까지 하면 기본 2개 이상이고, 냉장고마다 음식이 꽉 차 있으니 못 먹고 썩혀서 버리기 일쑤다. 우리 때는 다들 없어서 못 먹었는데 말이다.

가끔 회사에서 맛있는 경조사 떡이 돌아 당장 먹기 부담스럽워 애들 주려고 집에 가져가면, 아이들도 안 먹어 주로 나 혼자 먹는다. 우리 자랄 때는 밥도 제대로 못 먹는 경우가 가끔 있었고, 배를 곯는 경우도 종종 있어 먹는 것만 보면 환장하였다.

제대로 된 간식이랄 것도 없어 간혹 산에서 칡을 캐먹곤 했었는데, 엄마가 어쩌다 이웃 큰집의 잔치를 다녀오면서 떡이나 전을 얻어 오시면 그 음식들은 정말 별미였다. 당시 우리 집은 1남 4녀의 초등학생들이었으니 남 생각이나 할 줄 알았겠는가?

그 음식이 어디서 어떻게 난 것인지 엄마는 먹었는지 생각도 없이 그냥 서로 먹겠다고 앞 다투어 먹기 바빴고, 간혹 서로 싸우기까지 했었다. 그래도 엄마는 뭐가 그리 좋은지 우리를 보며 싸우지 말고 천천히 먹으라며 흐뭇하게 보신다.

사실, 당시 나는 먹는데 정신이 팔려 어머니께서 물을 드셨는지 볼 겨를도 없었기에 정확한 기억은 없다. 당시엔 사람들이 배고프면 물배를 채우기도 했었고 어머니께서 다섯 명의 자식들을 먹이느라 한 점도 제대로 먹는 걸 나는 본 기억이 없다.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가정을 꾸려 자식들을 키우다 보니 그 시절 생각이 난다. 그런데 이제는 모든 것이 너무 풍족하여 그 시절 엄마처럼 헛배 채우느라 물 마실 일 없으니 헛배를 채운다는 그 말뜻을 내가 온전히 깨달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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