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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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애상

[봄날 애상]

꽃잎은 벌써 다 떨어져 올해의 무더위를 예고한다. 제대로 된 봄을 즐기지도 못했는데 꽃은 일찌감치 다 지고, 파릇파릇한 잎들이 그 자리를 채워 세상을 단정하게 만들더니, 이젠 열매를 익혀야 한다며 그만 놀고 열심히 일이나 하란다.

젊은 날 청춘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일만 해 오느라 꽃이 뭔지 봄이 뭔지도 모르다 이제 봄을 알고 꽃향기도 맡을 줄 알게 되었는데, 그놈의 코로나가 턱 하니 앞을 막아서더니 제멋대로 꽃을 바람에 다 날려 보내버린다.

이미 꺾어진 나이는 가슴을 납작하게 만들고 허리마저 굽혀 이젠 자랑할 데라곤 남지 않아 여름이 되어도 백사장에서 뽐내기 곤란하니 우리처럼 볼품없는 중년들에겐 예쁜 등산복 차려입고 따듯한 햇살 비치는 봄날의 산과 들이 최고다.

안 그래도 코로나로 눈치 보다 한두 번 다니지도 못했는데 바이러스 하나 못 잡는 여름은 얼마나 급하게 왔는지, 벌써 땀을 뻘뻘 흘리며 내 곁에서 긴팔을 벗으라고 닦달이다. 이놈의 여름은 감추고픈 중년의 사정은 절대 봐주지 않는다.

너무나 허무하게 봄을 보내면서 떨어져 간 꽃잎에 젊은 날을 돌아보면 그 무덥던 여름날 기괴한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며 밤거리를 배회하던 군상들이 있었다. 오늘밤도 길게 늘어지는 고양이 울음소리가 애간장을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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