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플러스원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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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06:13
내가 사실, 엉뚱한 데 투자했다 날린 적이 있어, 집사람에게 제대로 된 선물 같은 것을 한 적이 별로 없는데, 언젠가 성과급을 좀 받았다고 용돈을 더 받은 김에, 후배들이랑 소주 한 잔 하고 남은 돈으로 집사람 옷을 사주기로 마음먹고 남포동에 갔다.
인심 좀 쓴다고 이십만 원 한도에서 옷을 한 벌 골라보라 했는데, 집사람이 기껏 고른다는 게 삼만 구천 원짜리에 그것도 원 플러스 원 할인 행사상품이다. 나야 지은 죄가 있어 항상 단벌신사라지만 집사람의 몸에 밴 절약도 병이다.
물론 그 덕분에 우리가 중산층을 유지하며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밖에서 흥청망청할 내 용돈조차 아껴주려는 마음 씀씀이가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집사람도 직장생활을 하기에 궁상맞게는 안 보여야 할 텐데 하는 걱정도 된다.
부산 최대 백화점에도 상품이 원 플러스 원으로 도배를 한 것을 보면, 원 플러스 원은 우리 서민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해 주는 아주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 오늘은 아낀 돈으로 집사람과 맛있는 저녁을 먹겠지만, 언젠가 나도 집사람에게 명품으로 된 옷 플러스 백을 선물해야지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