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꽃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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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06:15
이 아름다운 봄, 생애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처럼, 누군들 꽃처럼 살고 싶지 않으랴.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다 이겨내고, 봄이 되면 따스한 햇살 아래 아름답게 피어나 세상을 환하게 밝히고, 사람들에게 봄의 도착을 알리는 봄의 전령.
큰 나무들이 우거진 숲 속에서 피든, 바람 부는 황량한 들판에서 피든, 도심 속 화단에서 피든, 차가운 아스팔트나 보도블록에서 피든 모두 아름다우니, 꽃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피더라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다.
해바라기처럼 커다란 꽃으로 피든, 한 떨기 애틋한 수선화로 피든, 들판의 작은 풀꽃으로 피든, 꽃은 모두 제각각의 아름다움이 있으니, 서로가 잘났다 싸우지 않고 함께 어우러져 꽃밭을 만들고, 함께 합쳐져 꽃다발이 되기도 한다.
또한 꽃은, 넓은 꽃밭에서 밭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무리 지어 피어도 멋이 있고, 산속에 핀 진달래처럼 듬성듬성 피어도 나름의 운치가 있고, 차가운 길바닥에 홀로 피어도 애틋하면서도 고고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렇게 꽃들은, 차가운 땅속이나 눈보라 몰아치는 나무껍질 속, 심지어 보도블록 사이에서도 혹독한 겨울 추위를 견뎌낸 끝에 태어나, 곤충과 새들의 부리를 피해가면서 거인들의 발이나 수레바퀴 틈바구니 속에서 전혀 기죽지 않고 피어, 혼자서도 당당히 나 여기 있다고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