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의 "꽃씨와 도둑'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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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에 관한 시 모음> 피천득의 "꽃씨와 도둑' 외

정연복 0 2973
<꽃씨에 관한 시 모음> 피천득의 "꽃씨와 도둑' 외


+ 꽃씨와 도둑

마당에 꽃이
많이 피었구나

방에는
책들만 있구나

가을에 와서
꽃씨나 가져가야지
(피천득·수필가, 1910-2007)


+ 씨앗 속에는

씨앗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어
작은 점 하나가
큰 나무가 되나.

씨앗 속에는
엄마가 그려 준
설계도가 들어 있지.

햇살 일꾼
바람 일꾼
물 일꾼
흙 일꾼이 와서
뚝딱뚝딱 만들 때

정성을 다해 만들라는
부탁 편지도 들어 있지.
(백무산·시인, 1955-)


+ 꽃씨

꽃씨는 알까요?
아주 조그마한 자기 몸이
딱딱한 땅을
뚫게 되리란 걸
                   
꽃씨는 알까요?
아주 조그마한 자기 몸이
세상을 물들이는 꽃이 되리란 걸
                   
꽃씨는 알까요?
정말 정말 조그마한 자기 몸이
꽁꽁 닫힌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 주는
열쇠가 되리란 걸
(안오일·아동문학가)


+ 꽃씨

까만 꽃씨에서
파란 싹이 나오고.

파란 싹이 자라
빨간 꽃 되고.

빨간 꽃 속에서
까만 씨가 나오고.
(이태선·목사이며 아동문학가)


+ 꽃씨

꽃씨 속에는
파아란 잎이 하늘거린다.

꽃씨 속에는
빠알가니 꽃도 피어서 있고

꽃씨 속에는
노오란 나비 떼가 숨어있다
(최계락·아동문학가)


+ 나팔꽃

한쪽 시력을 잃은 아버지
내가 무심코 식탁 위에 놓아둔
까만 나팔꽃씨를
환약인 줄 알고 드셨다
아침마다 창가에
나팔꽃으로 피어나
자꾸 웃으시는 아버지
(정호승·시인, 1950-)


+ 분꽃 씨처럼

만두 껍질 같은 씨앗들의 옷을 살짝 만지면
더 야물어진 까만 꽃씨가


떨어집니다.

꽃씨 속의 하얀 가루를 손바닥에 모아서
친구들의 손등에 발라 주며
소꿉놀이를 합니다.

까만 꽃씨 속에는
하얗고 보드라운 분가루가 있어
나는
꽃씨의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예쁜 꽃을 피워 꽃밭을 만드는 꽃씨처럼
나는
친구들의 마음에 고운 화장을 해주고 싶습니다.
(박명자·아동문학가, 1940-)


+ 마음씨

모나지 않은
꽃씨 같아야 한데요.

너와 나 사이
따스함 묻어나면
연한 새싹 돋아나는
마음씨.

흙이
봉숭아 꽃씨 속에서
봄을 찾아내듯

마음씨 속에서
찾아내는 동그라미.

가슴 깊이 묻어 두면
더 좋데요.
(오순택·아동문학가, 1942-)


+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내가 심은 꽃씨가
처음으로 꽃을 피우던 날의
그 고운 설레임으로

며칠을 앓고 난 후
창문을 열고
푸른 하늘을 바라볼 때의
그 눈부신 감동으로

비 온 뒤의 햇빛 속에
나무들이 들려주는
그 깨끗한 목소리로

별것 아닌 일로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던
친구와 오랜만에 화해한 후의
그 티없는 웃음으로

나는 항상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못 견디게 힘든 때에도
다시 기뻐하고 다시 시작하여
끝내는 꽃씨를 닮은 마침표 찍힌
한 통의 아름다운 편지로
매일을 살고 싶다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방

꽃 속에 있는
층층계를 딛고
뿌리들이 일하는
방에 가 보면

꽃나무가 가진
쬐그만
펌프
작아서
너무 작아서
얄미운 펌프

꽃 속에 있는
층층계를 딛고
꽃씨들이 잠들고 있는
방에 가 보면

꽃씨들의
쬐그만 밥그릇
작아서
작아서
간지러운 밥그릇
(오규원·시인, 1941-)


+ 동글동글

세상의 모든 씨앗들은
동글동글하다

그 작은 동그라미가 움터
파란 잎새들이 돋고

세상의 어느 모퉁이를 밝히는
방실방실 꽃들이 피어난다.

세월의 강물에 깎이고 깎인
조약돌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가 손 같은 동그란 조약돌 하나
가만히 만지작거리면

이 세상에 부러울 것 없고
평화의 파도가 밀려온다. 

흐르는 세월의 강물 따라
이 마음도 날로 동그랗기를....
(정연복,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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