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잊혀져가는 것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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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잊혀져가는 것이 싫다

청현 0 783
모두가 잊혀져가는 것이 싫다       
                              淸顯 류을혁
 
세월이가면 모두 잊혀져가는 것이 나는 싫다

하늘이 쪼개지고 무너진 자리에도

달이 뜨고 별이 뜨는 것이 싫다

땅이 울부짖고 통곡한자리에

파란 새싹이 돋아나오고

가슴 터질 듯 슬픔을 묻고 사랑을 묻어도

숨이 쉬어지는 것도

숨을 쉬어야하는 것도 나는 싫다

아무 일 없었던 듯 상처 난 자리 새살이 돋고

그 위에 맑은 햇살 내리는 것이 싫다

어둠을 익히며 떠나는 슬픔도

연기처럼 흩어져간 사랑도

감상 속으로 잊혀지며 잠들어가는 것이 나는 싫다

아~그러나 어찌하랴

태양은 다시 떠오르고 계절은 또 보내야 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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