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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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시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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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제

지수기 0 760
수국祭


장맛비 내리는 태종사 벼랑에  *태종대에 있는 절 이름
누운 푸른 수국은
옷고름을 파고드는 오한처럼 서늘하다

후두둑 후루룩
슬픈 소리를 내는 차갑고 시린 눈빛
검붉은 잎 속의 푸른 서슬은 처연함과 만난다

수국 필 무렵 어김없이 내리는 장맛비에
송이송이 꽃잎 활짝 열어
제 몸 속의 깊은 한을 눈물로 내 보내는 수국은
그 상처 감추려고 이따금 형형색색 다른 옷을 갈아입는다.

상처가 아릴 때면, 부릅뜬 큰 눈망울에서
주르르 눈물 흘리던 내 벗을 닮은 수국은
바쁜 듯 저 먼저 세상을 떠난 상처투성이
눈물 많던 내 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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