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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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시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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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분

지수기 0 678
기와분
오랜 벗이 보내 준 콩란 기와분
푸른 콩 구워 먹던 어린 시절도 함께 보내왔다
장작불에 새까맣게 그을린
그 날의 콩처럼
콩란은 이미 검게 녹아 있었다.

기와분에 다시 심은 바람꽃.
변산 앞바다 바위틈에 숨어 피던 꽃.
일주일이 지나자 다 말라 버렸다.

마른 꽃잎들이 속삭인다.
“내 살던 곳이 아닌데
바람도 없이 물만 먹고 살라고?” 
까맣게 탄 가슴 열어 보인다.

그래! 넌 바람꽃이지

금당실 마을 안자락
담장 높은 집 마당에 놓인 기와분
잿빛 우정처럼 봄 햇살이 따갑다.
돌담길 따라 부는 그 바람이
텅 빈 가슴을 툭 툭 툭 친다.


* 금당실 마을 : 전통한옥마을이 모여 있는 곳
* 변산 : 전라도 부안군 변산면에 위치한 산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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