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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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시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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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박

지수기 0 683
유진 박

                    - A. Piazzola, 사계절의 포르테나. 여름



 

                                        김지숙

놀랍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여름이
동공에 딱 붙었다
붉은 탱고
비발디의 악상을 닮은
온 몸을 흔드는 아폴론의 가락
리라는 꽃술을 흐느낀다
들은듯, 들은적이 없는
그의 손끝에서 처음 듣는 음율
그리스 신화가 유리창에 비친다
복카의 화려한 벽화 속
얼음장 아래 웅크린 슬픈 소년
*하카란다, 팔라보라초, 세이보가 흘리는 땀방울
대지의 열기는 은빛 오브제가 되고
바이올린에서 쏟아지는
에어컨 바람소리. 리모컨 조정음
선풍기 날개 회전소리
세탁기 물길 따라 달리는 음표들이
뜨거운 선율을
후우욱- 후루룩 마시는 동굴
홀로, 태양을 만지는 한여름 낮
양철 지붕위에 가벼운 밀과(密果)*가 열린다



*하카란다, 팔라보라초, 세이보 : 아르헨티나에 피는 꽃
*밀과 : 무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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