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 김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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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 김호삼

살다보면 0 622
잡초 / 김호삼

 

 


꽃 아닌 게 없네


풀밭에 앉아보니

꽃을 달고 있는 풀

네 네 네 네

손을 번쩍 든 유치원 아이처럼

이슬에 애교머리 세우고 일제히 일어서는 잡초

누구에게 잘 보이려 꾸며 본 적 없는

누구와 재려 가지 세워 본 적 없는 너

이름마저 빼앗은 세상에 내미는 손짓

뜯기고 짓밟힌 하얀 상처 오히려 꽃피웠구나

화려하지 못해도 너는

눈물 나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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